티스토리 뷰
목차
벌써 10년 전입니다. 사랑했던 고모님께서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당시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자신이 원망스러웠고, 건강한 분이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던 걸 지켜보며 ‘암은 정말 무섭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폐암은 특히 더 조용히, 은밀하게 진행되기에 더 무섭습니다. 이 글을 통해 폐암 초기증상을 알리고, 혹시라도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폐암이란 무엇인가요?
폐암은 폐 조직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질병입니다. 우리 몸의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호흡기계의 중심'인 폐에 암세포가 발생하면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조기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폐암은 전체 암 사망 원인 1위
- 초기 발견이 어려워 조기검진 필수
- 국내 암 발생률 중 상위권 유지
특히 40대 후반 이후, 혹은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흉부 검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폐암의 종류는 어떻게 나뉘나요?
폐암은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뉩니다. 이 구분은 치료 방향과 생존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 비소세포폐암 (NSCLC): 전체 폐암의 약 85%. 상대적으로 진행이 느림
- 소세포폐암 (SCLC): 빠르게 전이되며 매우 공격적임
- 각기 다른 치료법과 예후를 가짐
초기에 비소세포폐암은 수술이 가능하지만, 소세포폐암은 대부분 발견 당시 이미 전이된 상태라 항암치료 위주로 진행됩니다.
폐암 초기증상, 무엇이 있을까요?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기 폐암 증상을 단순 감기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진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 피 섞인 가래 또는 객혈
- 호흡 곤란 또는 가슴 답답함
-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 쉰 목소리, 삼키기 힘든 느낌
특히 흡연자 또는 50세 이상 중 위 증상이 두 가지 이상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폐암 초기증상, 정말 감기와 비슷할까요?
폐암 초기증상은 대개 감기나 기관지염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심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1. 2주 이상 계속되는 기침
폐암의 가장 흔한 초기증상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은 며칠 내에 호전되지만, 폐암으로 인한 기침은 2주 이상 지속되며 점차 심해지거나 건조하고 자극적인 기침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밤에 심해지거나 자다가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피가 섞인 가래 또는 객혈
아침에 가래를 뱉을 때 붉은 피가 섞여 있다면 이는 단순한 기관지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온다면 폐나 기관지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시 흉부 CT나 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3. 숨이 차고 호흡이 불편함
계단을 오르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폐 기능이 저하되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폐암 세포가 폐 안의 기도를 막거나 흉막에 영향을 주어 폐활량이 줄어드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4.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최근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면 폐암뿐 아니라 여러 암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체내 에너지를 급속히 소모하거나 식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6개월 이내에 체중의 5% 이상이 줄었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5.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 삼키기 어려움
폐암이 후두신경이나 식도 근처까지 영향을 줄 경우,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쉬거나,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목소리가 탁하거나 갈라지고, 물조차 삼키기 어렵다는 느낌이 있다면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신호입니다.
6. 반복되는 흉통 또는 어깨 통증
폐암이 늑막(흉막)이나 주변 조직에 영향을 줄 경우 가슴뼈 주변 혹은 등, 어깨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깊은 숨을 쉴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누웠을 때 더 아프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7. 만성 피로 및 무기력감
초기 폐암 환자 중 일부는 눈에 띄는 증상 없이 피로감만 호소하기도 합니다. 암세포가 면역계에 부담을 주고, 몸의 대사 시스템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아무리 자도 피곤하다', '일상생활이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 단순 과로로 치부하지 마세요
주의해야 할 대상자
50세 이상 중장년층, 특히 흡연자는 위 증상 중 하나라도 있다면, 두 가지 이상이 겹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합니다. 폐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이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생명 연장의 핵심입니다.
- 흡연 경력 20년 이상
- 석면, 분진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된 경험이 있음
- 가족력(직계 가족 중 폐암 환자)
이러한 조건이 해당된다면 정기적인 흉부 CT나 폐암 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폐암의 치료법 – 어떤 선택이 필요한가요?
폐암 치료는 단일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암의 종류(비소세포 or 소세포), 병기(1~4기), 전이 여부,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최근에는 여러 치료법을 병행하거나 맞춤형 치료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1. 수술 – 조기 폐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
폐암이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었고, 전이가 없다면 수술로 암 조직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입니다. 일반적으로 1~2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시행되며, 환자의 폐 기능이 수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종류: 폐엽절제술, 폐분절절제술, 폐전체절제술 등
- 장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
- 단점: 고령자나 폐기능 저하자는 수술이 어려울 수 있음
- 회복: 입원 기간은 7~14일, 이후 1~2개월간 관리 필요
2. 항암 화학요법 – 암세포 전신 억제를 위한 필수 치료
항암제는 암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거나 파괴하는 약물입니다. 진행성 폐암이나 전이가 있는 경우, 수술이 어려운 폐암에 주로 사용됩니다. 주사 혹은 경구로 투여하며, 일정 주기로 반복합니다.
- 적용 대상: 소세포폐암, 3기 이상 비소세포폐암
- 대표 약물: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젬시타빈 등
- 장점: 전신에 퍼진 암세포를 동시에 억제
- 단점: 탈모, 구토, 면역저하 등의 전신 부작용 발생
요즘은 항암제에 스테로이드나 오심 방지제 등을 함께 처방해 부작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3. 방사선 치료 – 수술이 어려운 경우의 대안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나 항암제와 병행할 때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정밀하게 종양만을 타격하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IMRT)’나 ‘정위방사선치료(SBRT)’가 도입되어 정상 조직 손상이 줄어들었습니다.
- 적용 대상: 고령, 수술 불가 환자, 전이성 폐암 일부
- 치료 기간: 주 5회, 총 4~6주
- 부작용: 피로, 식욕저하, 폐 섬유화 가능성
4. 면역항암제 – 체내 면역으로 암을 공격
면역항암제는 몸 안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도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신개념 치료입니다.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특정 환자군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 대표 약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 적용 대상: PD-L1 단백질 발현율이 높은 환자
- 장점: 내성이 덜하고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음
- 주의: 일부는 면역 과민반응으로 전신 염증 유발 가능
5. 표적치료제 – 유전자 돌연변이 맞춤형 치료
표적치료는 폐암세포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그에 맞는 약물을 사용하는 정밀 치료입니다. 특히 EGFR, ALK, ROS1 등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 대표 약물: 타그리소(EGFR), 알레센자(ALK)
- 장점: 경구 복용 가능, 부작용 적고 삶의 질 유지
- 단점: 내성이 생기면 치료 효과 감소
치료 결정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
모든 치료는 개인의 몸 상태와 암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부작용, 예후, 삶의 질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폐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최근엔 치료와 함께 심리적, 영양적 지원을 병행하는 통합진료 시스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의심된다면 어떤 진료를 받아야 하나요?
의심 증상이 있다면 우선 흉부 엑스레이부터 진행합니다. 이후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 흉부 CT (조직 상태 정밀 분석)
- PET-CT (전이 여부 확인)
- 기관지 내시경 (직접 관찰 및 조직 채취)
- 조직검사 (암의 확정 및 분류)
종합병원 호흡기내과나 폐암센터를 방문하면 종합적인 검사 및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증상이 있다면 꼭 진료를!
고모님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엔 증상이 있어도 "괜찮겠지"라며 넘기셨습니다. 폐암은 '조기 발견'이 생존률을 결정합니다. 사소한 기침이라도 반복된다면, 병원 문을 두드려보세요. 그 용기가 여러분의 생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